이것저것 많이 방황하다가 ME-super 로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단 하나의 바디를 고르라면, LX 가 아닌 이상 MX 를 고르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했는데,
M3 과 Bessa-T 로 매뉴얼 노출 촬영만 하나보니,
조리개 우선 지원되는 바디가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되어
ME-super 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1. 조리개 우선을 지원하면서 기계식 비상 셔터가 있을 것.
2. 노출고정이 안되면 노출보정과 매뉴얼 노출이 있을 것.
3. 작고 가벼울 것.
결국 제가 결정한 조합는 ME-super + M50/1.7 의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제로 구하게 된 것은 ME-super + M50/2 의 조합이죠.
MG/ME 등이 아닌 ME-super 가 결정된 것에는, 노출고정을 대신할 매뉴얼노출이 있기 때문만
아니라, 기계식 비상셔터가 1/125 인 점도 한 몫 했습니다.
MG/ME 등은 1/100 이기에 만일의 경우 뇌출계를 이용하려면 계산이 조금 복잡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감도100의 필름상자를 보면 1/125 를 기준으로 sunny16 노출표가 있습니다. (^^)
P30/P50 등은 노출정보 자체에 불빛이 들어오며 A 렌즈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기계식 비상셔터가 없기에 제외되었습니다. (^^)
언젠가부터 제가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기능입니다.
배터리 여유분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물론 좋습니다만, 만일을 위해서.. (^^)
열심히 찍다가 갑자기 셔터가 안끊기면 얼마나 황당한지 아십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MX 를 ME-super 보다 더 쳐줍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조리개우선의 편리함 때문에.. 저는 이미 완전 기계식 바디는 2개나 있다구요.. (-_-)
하지만, ME-super 는 매우 HOT 아이템입니다.
장터에 올려지면, 순식간에 리플이 주르륵 달립니다.
더구나 사진하는 사람들이 대개 선호하는 블랙바디.
아웃포커스가 더 잘된다는 소문도 있는 블랙바디. (^^)
그래서, 제가 원하던 M50/1.7 렌즈가 아닌 M50/2.0 렌즈가 물려 있기는 했지만,
블랙바디였기에, 장터에 올려진 녀석을 낼름 구입했습니다.
이제부터 저와 함께 녀석의 상태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펜타프리즘 부분.. 즉 머리 부분의 정수리에 황동이 조금 드러나 있군요. 애교로 봐줍니다.
찌그러지지만 않았다면 기능에 이상이 있는것은 아니니까..
그 외에는 먼지만 좀 있는것 같군요.
렌즈캡은 아쉽게도 구형이군요. 저는 신형을 좋아하는데.. (^^)
필름이송레버 부분에도 살짝 황동이 드러났군요.
적당한 사용감이 더 멋지지 않습니까? (^^)
기능에 이상없다면 이런 황동 드러난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성격입니다.
모서리에 칠이 조금 벗져졌습니다.
저는 이런것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외관이 좀 허름하더라도 기능만 이상없다면.. (^^)
그냥 장농속에 모셔두기만 한 사진기보다,
적당히 사용해준 사진기가 더 좋습니다.
하판의 모서리에도 황동이 드러났군요.
역시 상관없습니다. 부딪혀서 찌그러진 자국은 안보입니다.
그럼 저는 괜찮습니다. 적당히 낡은 느낌이 들어서 더 좋습니다.
너무 새 것같이 깨끗하면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
어디 흠집이라도 새로 생길까봐..
어차피 실사용기로 쓸 것인데, 적당한 사용감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
칠 좀 벗겨진 것이 보이지만 역시 양호하군요.
저는 요렇게 필름정보창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요 창에 필름상자의 일부를 찢어서 끼워둡니다.
그럼 들어있는 필름이 어떤 감도의 어떤 필름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하판..
역시 상당한 흠집들이 보이네요.
그러나 뭐.. 신경 안씁니다. 심하게 눌린 자국이 안보이니까요.. (^^)
오히려 여기저기 흠집난 곳을 페인트칠로 덧칠해 놓은 그런 바디가 더 싫습니다.
스폰지 상태를 보겠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스폰지는 아니군요..
미러충격은 꽤나 줄이겠습니다. 다만 빛이 새지 않을까 걱정은 조금 됩니다.
어쨌든 스폰지가 왕창 삭은 것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뭐 별 일 있겠습니까? 주로 네거티브를 쓴다면.. (^^)
--> 이 녀석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빛 새는 문제는 전혀 없더군요. 만족입니다.
셔터막은 이상없군요.
저 셔터막은 호기심으로 살짝 건드려보고 싶어도 꾹 참으세요.
셔터막 건드렸다가 찌그러지거나 잘못되면 수리비 엄청 나옵니다.
절/대/로 건드리지 말고 그냥 그대로 두세요.
B 셔터 확인입니다.
필름이송레버 옆의 Auto/M/B/125x 선택 다이얼을 B 로 놓으시면 벌브모드 촬영이 됩니다.
셔터릴리즈를 누르고 있는 동안은 셔터가 열리고 떼면 닫히는 것이죠.
동작에 이상 없군요.
이제 렌즈를 볼까요?
필터는 없군요. 물론 원래 판매자분께서 없다고 하셨구요.
다행하게도 저는 B+W UV 필터를 하나 가지고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되겠네요.
렌즈는 형광등 불빛에 비추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형광등을 향해 놓고 눈을 아주 가까이 대고 들여다보면 렌즈 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면에서 뒷면에서 모두 확인하세요.
먼지는 좀 있어도 상관 없습니다. 오히려 먼지가 하나도 없으면 이미 렌즈를 청소한 것이죠.
렌즈를 왜 청소했을까요? 깔끔한 성격의 전 사용자가 먼지 몇 개 들어있어서 청소했을까요?
아니면 곰팡이가 많아서 청소했을까요? 저는 후자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렌즈는 되도록이면 분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 고 있습니다.
그래서 먼지 몇개 있는 렌즈를 더 선호합니다.
위 렌즈는 상태가 매우 불량해보이네요.
저 지저분한 것들이 다 뭘까요?
이제 청소도구가 등장합니다.
뽁뽁이. 바람을 슝슝불어주는 블로워로 렌즈 표면의 먼지를 떨어줍니다.
그래도 안 떨어지면 붓으로 살살 떨어주죠.
최후의 수단이 쓰리엠의 참올이죠. --> 요 단계는 되도록 가지 마세요.
렌즈는 최대한 안건드리는 것이 좋아요. (^^)
먼지 살짝 불어주었을 뿐인데..
상태가 양호해졌네요.
다행하게도 곰팡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렌즈 안에 먼지는 별로 신경 안씁니다.
먼지는 렌즈의 친구거든요. (^^)
그리고, 위 렌즈는 내부에 먼지도 별로 없습니다.
렌즈의 무한대 촛점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촛점링을 무한대로 놓고서 (15m 이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물의 촛점을 잡아봅니다.
먼 산의 촛점을 잡으면 확실하죠. 이 때 촛점링이 딱 무한대에 걸려였으면 정확한 것이고,
촛점링을 끝까지 다 돌렸는데도 촛점이 안맞고 모자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엔 낭패가 됩니다.
반대로 촛점링을 끝까지 다 안돌려도 무한대 촛점이 맞으며, 오히려 촛점링이 더 돌아가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한대 촛점이 남으면, 그냥 쓰셔도 상관 없습니다. 그까이꺼.. (^^)
촛점이 모자라면.. 1만원 정도 들여서 무한대 촛점을 수리받으시거나..
그까이꺼 하면서 조리개를 조금 조이시고 그냥 쓰셔도 됩니다. 깊은 심도가 모자라는
촛점을 커버해 줄 테니까요.
하지만.. 당연히 무한대 촛점이 딱 맞는 것이 좋습니다.
위 렌즈는 정상이더군요. 다행이죠.
노출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저는 외장 노출계를 이용했지만,
다른 바디가 있으면 그 바디와 설정을 같게 하고 확인해도 됩니다.
다만 +1, -1 정도의 오차는 감안하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그레이카드에 가깝게 노출계를 가져간 뒤 노출을 측정했습니다.
반사광과 입사광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데, 저는 반사광을 측정했습니다.
SLR 의 내장 노출계도 반사광을 측정합니다.
조리개 2.0 에 셔터 60 이 나왔습니다.
렌즈의 조리개를 2.0 으로 두고 그레이카드에 가깝게 들이대고 반셔터 했습니다.
노출이 나오나요? 60을 가르키는 군요.
별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실제 테스트 롤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아래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테스트용으로는 슬라이드를 사용합니다.
네거티브 필름이나 흑백 필름은 관용도가 높기 때문에 노출확인으로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슬라이드 필름은 노출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티가 납니다. (^^)
노출 확인용으로는 제일 싼 코니카크롬, SRA 를 사용하는데..
마침 가지고 있는 슬라이드 중에서 제일 싼 것은 센시아 밖에 없어서.. (-_-)a
동일한 환경에서 조리개와 셔터를 바꾸면서 전셔터 속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조리개 5.6 에 125 셔터가 적정이라면..
조리개 4.0 으로 개방하면 셔터는 256 이 적정이됩니다.
조리개 2.8 이라면 셔터는 500 이.. 조리개 8.0 이라면 셔터는 60 이 적정이 되겠죠.
이렇게 조합을 바꾸면서 전 셔터속도를 테스트합니다.
저속의 경우 삼각대를 사용해야 겠지만 단지 노출을 측정하는 것이라면 흔들려도 상관없겠죠.
위 테스트 예를 보시면..
동일한 피사체는 모두 적정으로 셔터와 조리개만 바꾸어서 촬영한 것입니다.
노출이 실패가 되면 검은색이 되거나 흰색이 되어야 합니다.
중간 중간에 적정이 아닌 프레임들이 보이죠? 모두 적정으로 촬영했는데도..
결국 셔터스피드가 제대로 안나와 주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셔터스피드를 125 로 찍었는데 1/125 초로 셔터가 끊기지 않는다면..
대체 지금 찍고 있는 사진이 제대로 찍히는지 않찍히는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 당연히 전문 수리점에서 셔터를 점검 받아야 합니다.
장터에 거래되고 있는 수많은 카메라들..
무척 오래된 카메라들입니다.
자신의 카메라가 자신보다 더 나이를 먹지 않았나요? (^^)
이런 카메라들이 아직까지 이상없이 완벽하게 동작하고 있기는 힘듭니다.
노출이 조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셔터가 조금 이상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고 자동차 구매하면 제일 먼저 자신이 단골로 찾아가는 카센터에 가서 상태를 점검받습니다.
별 이상없다고 점검받고 구입한 자동차도 카센터 가보면 여기저기 손볼 곳 많습니다.
그래서 중고차 구매하면 50만원 정도는 수리비로 들어갈 것을 염두에 두라고 합니다.
중고카메라 구매하면 신뢰할 만한 전문 수리점에 가서 상태를 점검하세요.
노출이 정확한지, 셔터는 제대로 끊기는지.. 이 두가지가 확실하다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아예 오버홀을 해서 사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약 7~8만원 들어갈껍니다.
하지만 그렇게 점검받은 카메라는 정상 동작함을 믿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간혹 질문과답 게시판을 보면 이런 질문들 꼭 나옵니다.
1. 사진의 한쪽이 검게 나와요.
--> 셔터가 제대로 안끊겨서 한쪽만 찍히고 다른 쪽은 셔터막이 미쳐 열리지 않아서 검게 나온것이죠.
2. 노이즈가 많아요.
--> 노출실패로 현상소에서 보정하다보니 그런결과가 나옵니다. 결국 노출부족입니다.
3. 노출계 적정으로 찍었는데도 노이즈가 많아요.
--> 역광이라서 노출 언더가 되어 현상소에서 보정하다가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셔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노출 부족이 되어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카메라의 노출계가 신뢰할만 한가요?
모든 카메라의 노출계가 모두 정확하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완전 새것이 아닌 이상 약간의 오차는 다 있습니다. 아니 새것도 허용범위의 오차내에서 출시됩니다.
셔터 또한 모두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정확하게 1/125에 끊기는 것이 아닙니다.
즉, 약간의 오차가 다 있으며, 그 오차가 허용범위 내에 있으면 이상없다고 하는 겁니다.
카메라의 노출계 지시대로 찍었는데 결과물이 적정이 아니라면,
노출계가 조금 틀리거나 셔터에 문제가 있는겁니다.
물론 네거티브 필름이나 흑백필름으로 사용한다면 노출에 대한 관용도가 좋기 때문에
그 차이를 대부분 커버할 것입니다.
그러나 슬라이드를 사용하면 대번에 티가 나죠. 늘 네거티브 쓰다가 큰 마음 먹고
비싼 슬라이드 사용했는데, 노출실패가 왕창 나버리면,
"역시 슬라이드는 어려워" 합니다만.. 한 번 쯤은.. 자신의 카메라의 노출계가,
셔터박스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세요.
언젠가 그런 질문을 본 적 있습니다.
슬라이드는 1/3 정도 오버로 촬영하라고 하더라. 그게 사실이냐? 이런 질문이었습니다.
카메라 마다 다릅니다. 그사람 카메라는 슬라이드 촬영시 1/3 정도 오버해야 적정이었나보죠.
카메라마다 조금씩 노출이 다릅니다.
어떤 카메라는 1/3 정도 언더로 촬영하면 정확하고, 어떤 카메라는 2/3 정도 오버로 촬영하면
정확하고..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Canon 의 AV-1 카메라는 2/3 언더입니다.
그래서 필름감도 설정을 늘 2/3 낮추어서 사용합니다.
당신의 카메라의 노출계는 어떨까요? 그것을 알아내고 보정하는 것은 당신의 책임입니다.
잘 모르시겠으면 전문 수리점에 의뢰하면 됩니다.
결국 제 Black ME-super 는 노출계 및 셔터스피드를 전문 수리점에서 수리했습니다.
이제 제 카메라의 노출 및 셔터스피드는 믿을 수 있겠죠.
앞으로는 즐거운 사진생활만 하면 되는거죠.. (^^)
장터에 거래되는 많은 카메라들..
수십년간 점검 한 번 받지 않은채로 거래되는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루 날 잡아서 점검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장터에서 혹은 직거래로 중고 카메라를 구입하시는 많은 초보자 분들이,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구입하지 않도록..
몇가지 간단한 점검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작성하였습니다.
결국 수리점에가서 확인하는 것이 제일 좋다라는 결론이 나는것 같아서 좀 이상합니다만.. (^^)
언제나 그렇듯이,
제 글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written by *pen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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